• 최종편집 2023-11-30(목)

목회단상> 산기도 다녀온 날의 행복한 단상

장윤석 (하늘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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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11.15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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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석목사(하늘사랑교회).jpg
장윤석 (하늘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마지막 주 목요일은 산기도 가는 날입니다. 단풍 드는 가을이라 큰맘 먹고 먼 길을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강원도 치악산에 있는 수양관. 차가 밀려 예상보다 한 시간 늦게 도착했습니다. 그 때문에 두 시간 기도를 한 시간으로 줄였습니다. 멀리 와서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기도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성령 충만해서 기도가 잘 되는 곳이어서 그런지 모두 뜨겁게 기도했습니다. 쩌렁쩌렁 기도 소리에 마귀가 두려워 쫓겨가는 듯했습니다. 1시간 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리자 모두 아쉬워했습니다. 기도가 이렇게 잘되다니! 어떤 분은 “이젠 기도 1시간이 금방 지나가요.”라고 말씀합니다.


자~ 이젠 밥 먹으러 갑시다. 차를 타고 예약된 식당으로 갔습니다. 제천의 향토 맛집이라는 명판이 붙어있습니다. 단아한 한옥이었는데, 들어가 보니 황토와 나무 공예로 장식된 실내가 정겹습니다. 늦은 점심이라 시장해서 그런지,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장맛이 좋아서 그런지 맛있게 먹었습니다. 연신 ‘이것 좀 더 주세요, 이것도 좀 더 주세요’ 열심히 먹었습니다. 돌솥을 긁어서 숭늉까지 먹고 나니 세상 부럽지 않습니다.


자~ 이젠 먹었으니 단풍 구경 갑시다. 바로 곁에 ‘베론 성지’라고 하는 곳에 갔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산은 이미 가을 색이 되어 눈요기가 되었습니다. 목적지에 내려 보니 아름다운 단풍과 낙엽이 쌓인 동산, 잔잔한 가톨릭 성가 소리까지, 큰 기쁨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권사님들, 여기에 서 보세요. 자~찍습니다. 하나둘 찰칵!” 몇 발짝 더 가서 “여기도 한 번 서 보세요, 찍습니다. 찰칵” 찍어드리긴 했지만, 원체 그쪽으로는 똥손이라 잘 나올지 장담은 못 하지만 행복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 산과 나무를 아름답게 물들여 놓았다고 생각하니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무엇보다도 기도하는 권사님들 모시고 나와서 기도도 하고, 밥도 먹고, 가을도 만끽하니 참 행복했습니다.


자~이젠 퇴근길 정체되기 전에 빨리 돌아갑시다. 속히 승차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느 성도님이 정성껏 준비해 주신 간식 덕분에 여행길의 즐거움을 더 했습니다. 무엇보다, 요것조것 예쁜 포장지에 선물처럼 간식을 준비해 주신 분은 무려 ‘새가족’이었음에 감격이었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 준비해 온 주먹밥과 찐 고구마까지 먹으며 지겨울 겨를 없이 무사히 귀가했습니다. 종일 운전하고, 똥손의 사진사까지 자청했지만 전혀 힘들지 않고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아름답고 화창한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의 향수는 왠지 모를 슬픔의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라디오에서 조용필이 부른 ‘산장의 여인’이라는 가을 노래가 들립니다.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 단풍잎만 차곡차곡 떨어져 쌓여 있네...” 가사가 구슬픕니다. 그런데 전혀 다른 마음으로 가을을 노래하는 이도 있습니다. 송창식이 부른 ‘푸르른 날’이라는 노래입니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단풍이 드는 가을에 그리운 사람을 찾아보자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처럼 같은 가을을 보며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택은 우리가 합니다.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에 우리 신앙도 더 깊고 고운 성화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만나 추억을 나눌 뿐 아니라, 복음도 함께 나누는 행복한 가을이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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