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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안(馬嘶鞍) 마을과 덕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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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1.3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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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 객원기자 배남호 (제이앤비파트너스 부동산중개법인 대표)
 
덕교교회.jpg 
 
설 다음날인 일요일에 용유도 마시안에 있는 덕교교회를 찾았다. 해변도로-마시란로-를 이용하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설 연휴로 해변도로의 교통체증이 심해 다른 길을 택했다. 용유로와 공항서로가 만나는 삼거리에서 용유로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보면 첫 번째 터널인 ‘공뎅이 생태통로’가  나온다. 이를 지나쳐 조금 더 가면 두 번째 터널인 ‘오성산 생태통로’가 보이고 터널 앞 좌측으로는 좁은 소로가 있다. 이 소로를 따라 들어서면 덕교교회 건물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 곳이 바로 마시안 마을이다.
  
마시안 마을과 해변.PNG

 

 
마시안은 해변 안쪽에 있는 마을로 마치 학이 날개를 펼친 듯 오성산이 북, 동, 남쪽을 에워싸고 있다. 마을 한 가운데는 이름 없는 작은 동산이 있는데 이 동산과 오성산 사이에 논과 밭이 꽤나 넓게 자리하고 있다. 25호 가량의 민가들은 이 동산과 오성산 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있고 남서쪽으로는 그 유명한 마시안 해변이 펼쳐져 있다. 오성산이 겨울 삭풍을 막아주고 각 집안 마당에는 햇살이 가득하며 너른 전답과 백사장, 해송으로 둘러싸인 마시안 마을은 보통 고향을 떠올릴 때 느끼는 포근하고 정겨운 모습 그 자체였다. 70년대 새마을 운동 당시 만들어진 해안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용유도 주민들이 반드시 거쳐 가는 길목이었다고 한다. 남북동에 살던 주민들은 영구리재와 공뎅이재, 그리고 조아실재를 넘어 거잠포에서 인천행 여객선을 탔고 거잠포에 살던 학생들은 이 고개를 넘어 남북동에 있는 학교를 오갔다고 한다.  

 

마시안해변1.PNG

 

 
마시안의 북쪽에 자리한 덕교교회는 1960년 구죽녀 권사님 댁을 기도처로 하여 세 가정이 모여 예배를 시작함으로 교회가 태동되었다고 한다. 1973년 19평의 교회를 건축했고 1988년 현재의 이 교회를 신축하였다고 한다. 성도들은 모두 이 마시안 마을의 주민들인 관계로 성도의 수는 많지 않았지만 가족적이면서도 신실한 분위기의 예배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초창기부터 이곳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권사님의 은은한 미소와 성도들의 친절, 50대 여신도들로 구성된 찬양대의 찬양 모두가 은혜로웠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소박한 단층 건물의 예배당은 힘들고 외로울 때 남몰래 들어가 눈물로 기도할 수 있는 고향 어디쯤엔가 있을 법한 그런 푸근한 모습이었다.
 
영종과 용유지역에는 아기 장사에 관한 전설이 유난히 많다. 마시안도 그런 곳 중에 하나이다. 옛날 이 마을 유씨 문중에 아기 장사가 태어났다고 한다. 이 아기 장사는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고 기골이 장대하였다. 부모들은 이를 나라에서 알면 삼대를 멸할까봐 두려워 자식의 겨드랑이에서 날개를 떼 내고 기름을 부어 불구를 만들려고 했다. 이 때 순지(蓴池) 연못에서 용마가 안장을 지고 나와 그 집 주위를 돌며 목메어 울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한다. 그 후 이 곳을 말 마(馬), 말이 울 시(嘶), 안장 안(鞍) 자를 써서 마시안(馬嘶鞍)이라 불렀다고 전한다. 지금은 마시랑, 마시란 으로도 불리는데 도로명도 마시란 으로 표기되어 있다.  

 

마시안 해변.PNG
 
마시안마을.jpg

 

 
마시안의 남서쪽에 펼쳐진 해변은 희고 고운 모래사장이 이어져 있고 그 주변에는 해당화가 수없이 피어 한 여름에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해당화의 자태와 그 진한 향기가 명물이었다고 한다. 또한 해안을 따라 푸른 해송과 아카시아 꽃들도 장관을 이루었다 한다. 현재는 해안을 따라 카페와 제빵소, 각종 고급식당들이 줄지어 자리를 잡으면서 관광명소로 유명해졌다. 주말과 휴일에는 차량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주차난을 겪는다고 한다. 용유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마시안도 한때는 유원지로, 한때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어 개발이 제한되어 있었다. 지금은 해제되어 개발이 가능하지만 아직도 마을 안길은 좁은 농로인 관계로 불편하기가 그지없다. 마시안 남쪽과 북쪽으로 해안도로와 용유로를 연결하는 도로가 계획되어 있다. 주민불편 해소와 관광객들의 차량 분산을 위해 하루빨리 개통되기를 희망해 본다. 다만 도로가 새로 나고 주변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정겨운 고향의 정취를 잃지 않고 새 단장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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