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2-06(금)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URL
기사입력 : 2025.12.17 10:51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2.jpg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백합탕


조개의 여왕, 바다의 시원함이 가득한 국물

 

찬바람이 매서워지고 서해 바다가 차가운 빛깔로 물들 무렵이면 뜨끈한 조개 국물의 계절이 시작된다. 12월로 접어들면 수온이 내려가고, 갯벌과 모래 바닥 깊숙이 숨어 있던 백합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시기 백합으로 끓인 백합탕은 별다른 양념이 없어도 국물이 맑고 시원해 미식가라면 백합을 찾게 된다.

 

전복이 조개의 황제라면, 백합은 ‘조개의 여왕’이라 불린다. 살은 부드럽고 알은 굵다. 씹을수록 담백한 감칠맛이 길게 이어지고, 국물에서는 맑고 시원한 맛이 살아난다. 이러한 맛의 깊이로 백합은 예로부터 전복에 버금가는 귀한 조개로 대접받아 왔다. 특히 강화 주문도와 볼음도 개펄에서 나는 백합은 임금에게 올리던 진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외형 또한 여왕이라는 이름에 걸맞다. 백합의 껍질은 검고 반들거리며 햇볕을 받으면 니스 칠한 듯 윤이 난다. 겉은 검지만 속살은 희어 ‘백합(白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껍데기에 나타나는 V자 무늬는 꽃잎처럼 다양한 결을 이루며, 이 모습에서 ‘백합(白合)’이라는 해석도 전해진다.

 

백합은 백합과에 속하며 조개 중에서 최상급이라고 하여 상합 또는 생합이라고도 부른다. 조선 초기에 편찬된 『세종실록지리지』에는 인천군의 주요 어패류로 생합(生蛤)과 황합(黃蛤)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백합을 포함한 조개류를 가리킨다. 인천 지역에서는 강화도 볼음도가 가장 유명하고, 영종도 마시란 해변 일대와 장봉도에서도 백합이 잡힌다.

 

1.jpg
조개의 여왕으로 불리는 ‘백합’ 조개의 으뜸이라고 해서 ‘상합’ 또는 생합으로도 불린다.

 

정절의 상징, 까다로운 조개

 

백합은 수심 약 20미터의 모래나 갯벌 아래 약 60센티미터 깊이에서 서식한다. 날이 추워지는 12월 이후 어획량이 늘어난다. 껍질이 단단하고 속살이 깊숙이 자리해 손질이 까다로운 조개로 꼽힌다. 백합은 필요할 때가 아니면 쉽게 입을 벌리지 않는다. 입을 쉽게 열지 않는 성질 때문에 정절의 상징으로 비유되기도 했다. 물 밖에서도 껍질을 단단히 다문 채 오래 버티며, 이 상태로도 약 2주간 생존한다. 이 때문에 ‘생합’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굳게 닫힌 것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其安易持)"는 구절처럼, 백합은 함부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지혜를 볼 수 있다. 기다림의 미덕, 백합처럼 맛있는 음식도 기다림이 필요하다.

 


5.jpg
백합은 아이들 손보다 크고 살도 쫄깃해 맛이 일품이다.

 

풍부한 영양과 건강 효능

 

옛 의서 『본초강목』에는 백합이 방광과 소장의 기능을 돕고 소변을 원활하게 해 신진대사를 촉진한다고 기록돼 있다. 중국 의서 『수식거음식보』에는 혈을 생성하고 음을 보강한다고 전한다.

 

백합에는 타우린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 고혈압, 심근경색 예방에 도움을 준다. 타우린은 신경세포막을 보호하고 과도한 흥분을 억제해 뇌세포 보호에 기여하며, 항산화 작용을 통해 퇴행성 신경 질환 예방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비타민 B1과 B2가 풍부해 간 기능 회복과 숙취 해소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철분과 칼슘, 핵산 성분이 풍부해 빈혈과 골다공증 예방에 좋고, 체세포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 철분 함량이 높아 임산부에게도 유익하며, 담석증과 간 질환 예방,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과 노화 방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4.jpg
백합을 탕으로 먹고 국물에 칼국수를 끓여 먹는다.

 

뽀얗고 시원한 국물, 백합탕

 

백합탕은 뽀얀 국물 하나로 조개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유를 분명히 보여준다. 인위적인 조미 없이 조개 자체의 단맛과 짠맛이 국물 맛의 기준이 된다. 백합탕의 시원하고 개운한 맛은 타우린, 베타인, 아미노산, 호박산, 핵산류가 어우러져 만들어진다. 조개류의 단맛은 글리코겐과 글리신에서 비롯된다. 백합탕은 복잡한 조리 과정이나 조미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물에 백합을 넣고 끓이는 것만으로도 국물이 시원하고 깊다. 

 

백합의 살은 쫄깃하고 단맛이 강하며, 조갯살 크기가 커 씹을수록 담백한 맛이 길게 남는다. 뽀얗게 우려낸 백합탕에 백합 조개살을 건져 먹고 칼국수를 넣어 먹으면 백합칼국수가 된다. 시원한 국물이 칼국수 면에 배어 쫄깃하면서도 깔끔하며 김장한 김치까지 곁들여 먹으면 담백하면서도 김치의 칼칼함으로 다른 칼국수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맛있다.

 

3.jpg
쫄깃한 식감이 좋은 영양만점 백합죽

 

별미의 대명사, 백합죽

 

백합은 죽으로도 즐긴다. 백합을 삶아 입이 벌어지면 속살을 골라내 양파와 파, 당근을 다져서 육수에 다진 야채와 찹쌀을 넣고 끓인 백합죽은 별미다. 백합죽은 담백한 맛으로 육수 간이 죽에 배어 조미료를 넣은 것처럼 감칠맛이 나며 중간에 조갯살이 부드럽게 씹혀 맛을 더한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 영종도 바다를 바라보며 자연산 백합회와 백합탕을 맛보자. 조개의 여왕이라 불리는 백합은 맛과 품격, 희소성 면에서 다른 조개 가운데 으뜸이다. 싱싱한 백합을 언제나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겨울의 별미 백합은 올겨울에 한 번쯤은 맛볼 가치가 있다.


<백합 칼국수 맛집>

영종백합칼국수 (구읍뱃터) 0507-1301-8145

고래해물칼국수 (구읍뱃터) 0507-1384-7593

우이며녹 백합칼국수(용유 마시란해변) 0507-1415-5655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겨울 바다의 품격, ‘조개의 여왕’ 백합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