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측은 200m 영종측은 2,600m! 제3연륙교 주탑거리 만큼 먼 인천경제청과 영종주민들의 마음의 거리
차광윤 (사)인천광역시아파트연합회 중구(영종)지회장
영종과 내륙을 잇는 제3연륙교를 착공하기까지는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인천도시공사에서 이 교량을 만들기 위해 영종하늘도시와 청라국제도시의 아파트를 분양받은 주민들에게 각출하여 5천억 원의 사업비를 만들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영종·인천대교 민간사업자와 맺은 협약이 착공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주민들은 아파트 분양 당시에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반발했고 국토부와 인천시를 상대로 집단행동, 기자회견, 1인 시위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 그 후에는 물가상승 등으로 6,500억 원으로 늘어난 사업비 때문에 지연됐다. 결국 인천경제청 주관으로 LH, 인천도시공사, 그리고 나머지는 인천공항·한상드림아일랜드 개발에 따른 개발이익금을 공사비로 활용하기로 하면서 착공이 이루어졌고, 2025년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필자는 영종~청라 제3연륙교 ‘즉시착공 범시민연대 공동대표’와 ‘제3연륙교 민관협의체’ 위원으로 이 다리의 착공까지 참여하였다. 주민들과의 약속 이행을 위한 조기 착공과 특히 교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넘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문화체험 콘텐츠를 더해줄 것을 제안하였다.
2020년 12월 22일! 무려 14년이나 걸린 영종~청라 제3연륙교를 착공식이 열린 감동적인 날이다. 제3연륙교 착공식을 인천경제청 주관으로 청라 로봇랜드 옆 공터에서 국무총리가 참석하여 오색의 폭죽까지 터뜨리면서 성대하게 진행하었다. 그리고 영종에서는 부대 행사로 구읍뱃터에 차려진 조촐한 무대에서 진행되었다. 그날 문득 ‘이 다리는 영종을 위한 다리인데 왜 청라에서 착공식을 하는지’하는 의아함이 스쳐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진행된 제3연륙교의 세부적인 설계 과정에서 인천경제청이 왜 착공식을 굳이 청라에서 하게 되었는지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교량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주탑은 청라에서 불과 200m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위치를 잡았다. 그리고 주탑과 주변에는 세계 최고 높이인 180m의 해상 전망대, 교량 하부 전망대, 대한민국 최초 해상교량 버스정류장, 제3연륙교 홍보관(전시체험 옥상쉼터 복합문화 공간), 서해 바다 위를 거니는 수변 데크길, 교량 주변 수변광장과 친수공원, 짚라인, 180미터 높이의 하늘을 걷는 엣지워크 등이 계획되었다. 반면 영종 쪽에는 제3연륙교 시점에 영종하늘공원과 교량 위에 노을전망쉼터, 야간경관조명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공사 기간에 사용하는 1.4km 길이의 가설 교량을 활용해 미디어파사드, 하늘자전거, 하늘마루그네, 플레이그라운드, 버티컬슬라이드가 기본 구상으로 계획되었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에서 지난해 말 임시 가설교량을 안전성과 경제성 등을 이유로 존치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서 이와 연계된 문화관광체험시설들을 설치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 시설 중 일부를 영종 씨사이드파크 내로 위치 변경하여 대체 시설로 진행하겠다고 한다. 더군다나 이러한 내용들을 정작 영종 주민들에게는 미리 알리지도 않다가 최근 주민들의 현장 시찰에서 의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 일로 가뜩이나 송도나 청라에 비해 열악한 생활편의시설과 늦은 개발 속도 등으로 인해 차별받고 소외되고 있다고 느껴온 영종 주민들의 마음에 더 큰 불만이 생기게 했다.
이 사태로 지난 21일에 중구2청 대회의실에서 인천경제청, 중구, 의회, 주민 대표가 참석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인천경제청장의 사과는 있었지만 주탑과 2,600m나 떨어진 거리만큼 영종 주민을 이해시키는 데에는 거리가 멀었다. 이날 인천경제청에 강한 항의가 이어졌고, 아울러 필자는 대체시설로 해상교량과 연계한 대표적인 문화관광체험 시설인 제3연륙교 영종 시점부 옆 근린공원에서 주탑까지 ‘SKY 케이블카’ 설치를 제안했다.
연륙교 주탑의 영종측 거리만큼이나 인천경제청은 영종주민들을 멀리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면서 제3연륙교 이름을 짓는데도 이런 자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진다. 제3연륙교 주탑까지 청라보다 13배나 되는 것처럼 영종 주민에 대한 인천경제청의 마음의 거리는 너무 멀다. 부디 이제부터도 좁혀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