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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4.09.2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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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시집 ‘유월이오면’을 출간하고 시화전을 여는 이은경 시인


운북동 장촌. 구불구불한 마을길을 지나 자연당갤러리가 나온다. 이런 외진곳에 갤러리라 의야하기도 하지만 조용한 마을 가운데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나름 신선했다. 전시준비로 바쁜 시인을 만났다. 사슴처럼 큰 눈을 가진 시인은 소녀처럼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영종도에서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쓰며 살아가는 이은경 시인은 시를 통해 삶의 행복을 찾고 있다. 영종도 살이는 이번이 두 번째다. 인천공항이 개항하고 얼마 안되서 세관 공무원인 남편을 따라 영종도로 왔었고, 또 남편의 발령에 따라 평택으로 안산으로 그렇게 이사를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7년 전 다시 영종도로 이사를 왔다. 

 

- 시는 나의 삶 나의 행복


그녀는 시를 쓰고 싶어서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마흔살 무렵 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고, 틈틈이 일상에서 느끼는 소회를 글로 담아냈다.  

시인은 2012년 안산 상록수문인회에서 등단하며 본격적으로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녀가 시를 쓰는 것이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를 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번에 나온 시집 ‘유월이 오면’이 그녀의 네 번째 시집이다. 


“글을 쓰면서 나를 정리하는 시간이 좋아서 시 쓰는 것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힘든 일, 분노, 화, 답답함은 시어로 풀어져 내 감정이 긍정의 에너지로 승화되는 것을 느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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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북동 장촌에 위치한 ‘자연당갤러리’에서 10월 27일까지 매주 주말에 시화전을 감상할 수 있다.

 

 

이은경 시인은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어렸을 적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오랫동안 고통받고 있을 때 그녀를 낮게 한 것은 기도였다. 

 

시인은 서울신학대학교를 다니면서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FC)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해 20년간 봉사활동을 하였고, 남편도 이곳에서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다. 독실했던 부부는 1997년에 중국으로 선교활동을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선교생활은 쉽지 않았고 부부간의 갈등은 깊어졌다고 한다.  

 

“몇 개월간 선교활동 중에 느낀 것은 믿음이 같아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것, 부부가 하나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깊이 느꼈고 바로 귀국했어요. 시를 쓰고 있는 지금은 남편이 든든한 독자이자 후원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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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찾은 시어들을 모은 이은경 시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공간을 정리하는 미화원, 마음을 깨끗하게 만드는 시인

 

우리네 어머니들이 그랬듯이 그녀는 참 억척스럽다. 7년 전 인천공항으로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다시 영종도로 들어온 이은경 시인은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몇 년간 학습지 교사를 하기도 했고, 인천공항 건설현장에서 신호수로 일하기도 했다. 지난 7월부터는 인천공항운영서비스에 입사해 미화업무를 하면서 틈틈이 시를 짓고 있다. 새벽 5시 30분부터 근무라 새벽잠이 없어진지 오래지만 깨끗한 청소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면서 일을 하고 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지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요. 사무실이나 화장실, 로비를 청소해 놓으면 직원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잖아요. 시나 청소나 그 본질은 같은 것 같아요”

 

흔히 환경을 탓하며 자신을 내려놓는 사람이 많다. 시인의 지금이 있기까지 남을 탓을 하거나 세상을 원망하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것. 그리고 나이가 들어도 도전하며 노력해 얻는 것이 진짜 나의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번 시화전과 출판도 인천문화재단의 공모에 응모해 당당하게 얻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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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ol 화가의 그림에 그녀의 작품이 나란히 옮겨져 있다.


“예술창작생애지원 공모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응모를 하게 되었는데, 운 좋게도 지원을 받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이 나를 인정해 주는 것 같아서 이제 진짜 시인이 된 기분이에요.”


그녀에게는 또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자서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망설이는 그들에게 한 걸음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저에게 시는 삶이고 행복이에요. 앞으로도 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긍정의 에너지를 나누고 싶어요. 그리고 글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랍니다.”


시간과 돈이 없다고, 나이가 들고 건강이 좋지 않다고 또 여러가지 환경을 탓하며 목표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 이은경 시인의 도전은 어느 누구의 그것보다 값지고 아름답다. 그녀의 꿈을 응원한다. 

 

< 영종도의 자연시인 이은경 시인의 시화전 >

*시화전 오픈행사 및 출판기념회

- 일 시 : 9월 28일 토요일 14시 ~ 17시

- 장 소 : 자연당 갤러리(운북동, 백운로 457번길 15)


*이은경 시인 시화전

- 기 간 : 9월 28일 ~ 10월 27일(매주 토·일요일 14시 ~ 16시) 

- 장 소 : 자연당 갤러리(운북동, 백운로 457번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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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에서 찾은 삶의 행복 - 영종도 자연시인 이은경씨의 특별한 시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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