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혜정의 영종도 맛기행> 바다의 고소한 맛 전하는 영종의 가을 전어
- 성질급한 사람은 전어도 못 먹는다?
성질이 급한 생선으로는 고등어와 밴댕이가 알아주지만, 전어도 한 성질 하는 것으로는 빠질 수 없다. 고등어와 밴댕이가 그물에 걸려 뭍으로 올라오면 성질에 못이겨 바로 죽어버리는데 전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살아 있는 전어를 먹기가 쉽지 않다.
전어는 회유성 어류로 바다에서 쉴 새 없이 돌아다녀 산소량이 많이 필요하다. 바다에서 나와서는 오래 살지 못해 회로 먹기가 어렵다. 횟집에서 살아 있는 전어가 원형 수조로 되어 있는 것은 전어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호흡을 해야 오래 살기 때문이다. 바다의 은빛 물결처럼 떼 지어 헤엄치는 전어를 볼 수 있다.
전어는 가시가 많아 먹기가 영 성가시다. 까탈스러운 전어를 가을까지 기다려 먹는 이유는 산란을 마친 전어는 가시가 연해 뼈째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난호어목지>에서 ‘전어는 가시가 많지만 육질이 부드럽고 씹어 먹기 좋으며 기름이 많아 맛이 좋다’고 나온다. 또한 신분을 떠나서 모두가 값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전어(錢魚)라고 돈 전(錢)에 물고기 어(魚)를 썼다.
전어는 3~8월 산란하여 9월에 살이 오르기 시작해 9월부터 11월에 지방함량이 가장 높다. 산란 후 전어를 뼈째 먹으면 칼슘이 우유의 2배 이상으로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전어는 ‘머리에 깨가 서말이다’ 라고 표현할 정도로 전어를 먹을 줄 아는 사람은 머리부터 베어 한 마리를 통째로 먹어야 전어의 고소한 맛을 더욱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전어를 바다의 깨소금이라고 부른다.
소금이 많은 영종도에서는 주로 칼집을 내어 천일염으로 간을 하여 구워 먹거나 그물에 잡힌 전어를 뼈째 세꼬시로 썰어 먹었다. 영종도 바다를 보며 가을에 구워 먹는 전어는 가을 바다의 깊은 맛을 담고 있다.
‘가을 전어 한 마리면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라는 속담과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발길을 돌린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필자도 전어구이의 고소한 냄새와 전어회의 감칠맛에 지나가는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영종도에 찬바람이 불며 선착장에서의 전어 굽는 고소한 냄새가 코끝까지 스친다. 가을이 오길 기다린 만큼 전어의 깊은 맛을 음미해 보자.
<가을 전어의 포인트 3가지 >
첫 번째, 전어는 뼈가 많아 회로 먹을 때 한쪽을 비스듬히 어슷 썰어 양념된장에 참기름을 넣어 찍어 먹으면 맛이 더욱 풍부해진다.
두 번째, 전어를 흐르는 물에 배를 갈라 내장을 깨끗이 씻어야 냄새가 없다.
세 번째, 전어구이를 할 때 쌀뜨물과 식초 등을 바르면 비린내가 사라진다.
<영종도 전어 구입팁 및 전어 맛집>
영종도 구읍뱃터, 삼목선착장, 을왕리, 마시란, 용유해변 등 지역의 횟집에서 전어구이를 맛볼 수 있으며, 싱싱한 전어는 구읍뱃터 어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 싱싱종합어시장(운서동) 032-752-8884 / 싱싱종합어시장(하늘도시) 032-746-07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