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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봄

청석 차 석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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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3.01.1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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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묵은 가지 위에 

꽃망울 맺혀

봄은 정녕 오고 있는데

양지쪽 밭 두둑에서

나물 캐던 아가씨들 

지금은 간곳없네


신작로 옆 

홀로선 전봇대 전기줄에

가오리 연이

찢겨나간 꼬랑지 떨며

을씨년스럽게 울고 있네


도회지 부자 양반들

외국 관광에 돈 펑펑쓴다 소문났는데

명절에 외상으로 먹은 도야지 값 

온상에 시금치 

장에 내다팔아 갚아야지


봄은 정녕 오는데

농부의 가슴속엔

겨울만 있네


1969년 2월 10일 作  그 시절 농촌의 실상을 그린 글.

청석 차 석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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