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9-22(목)

요람에서 무덤까지 함께 하는 교회

장윤석 (하늘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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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7.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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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주보를 보면, 혼사와 장례 소식이 실립니다. 요즘은 혼사보다 장례 소식이 주보에 더 많이 실립니다. 인구추세로 보면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 분명해질 것입니다.


개척 교회 때는 성도의 가정이 슬픔을 당할 때면 목사는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더 많은 인원의 교인들이 장례예배에 참여한다면 더 큰 위로와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소수정예(?)로 가서 예배드릴 때가 많았지만 마음만큼은 정성을 다하여 섬겼습니다.


지난 주간은 장례가 두 군데가 겹쳐서 있었습니다. 한군데는 전라남도 곡성, 또 한군데는 강릉이었습니다. 곡성은 부교역자님과 청년들이 가고, 강릉은 제가 가서 장례를 집례하였습니다. 장례 기간 국토의 동서를 두 번 횡단하며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많은 분이 한마음으로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슬픔을 당한 지체를 위로하는 모습에 개척 교회 때를 떠올리며 새삼 감사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피곤하지 않고 오히려 힘이 났습니다.


장례식장을 드나들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장례식을 교회에서 하면 어떨까?’ 요즘은 교회에서 교인의 결혼식을 치르는 것도 흔치 않아 보입니다. 최근 재벌가의 결혼식을 정동교회에서 올린 것이 뉴스가 되었습니다. 전에는 교인 집안의 결혼식은 대부분 교회에서 올렸고 당사자들도 충분한 시간 활용 및 신앙의 이유로 만족했었습니다. 좋은 전통은 다시 살려 나가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서 장례예배도 자신이 몸담고 섬겼던 교회에서 드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제가 알기로는 공로가 있는 목사님이나 장로님의 장례예배를 교회장으로 치르는 경우는 있지만, 평신도의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천주교는 성당 내 여건이 허락된다면 장례는 물론이고 성당 내 납골당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대형 성당의 예입니다. 개신교인들은 평생 교회를 다녀도 죽어서는 교회를 떠나 병원 장례식장에서 3일을 보낸 후 떠납니다. 옆 빈소에서 들리는 타종교 예식, 곡소리, 향 냄새, 술 냄새, 심지어 화투 소리까지 어수선합니다. 예배드리는 한쪽 옆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한담하는 것도 거슬립니다. 그래서 교회에서의 장례식을 생각해 본 것입니다.


물론 신학적인 지지, 제반 시설 등 현실적으로 타당한 조건을 갖추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조건만 된다면, 평소 천국 복음을 듣고 많은 시간을 보내었던 자신의 교회에서 천국 환송까지 한다면 좀 더 평안한 마음으로 임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교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편리함도 있으며, 그로 인한 신앙적인 유익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더욱 유익하다고 성경이 말씀하고 있으니까요.


교회가 교인의 마지막 길까지 함께 한다는 것은 큰 위로가 됩니다. 그야말로 교회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축복받으며 출생해서 애도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는 영적 가족의 정서가 진합니다. 그래서 교회가 혼인 예배를 드리는 예식 공간이 될 수 있다면, 천국으로 환송하는 장례 공간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혼자만의 생각이고, 당장 실현할 수도 없지만 말입니다. 어찌 되었든 교회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함께 하는 공동체임은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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