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성경책대신 연장을 든 목사님들

- 영종·용유기독교연합회, 무의도 독거어르신 집수리에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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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5.04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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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도 포내마을에 쓰러져 가는 가옥에 할머니가 혼자 사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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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촌이나 달동네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아궁이.

 


시간이 멈춘 할머니의 집


무의도 포내마을은 하나개해수욕장과 광명항으로 길이 갈라지는 무의도의 중간에 위치한 곳이다. 지난해 이 마을까지 도로가 개설되어 육지 손님들이 오가기는 좋아졌지만 무의도 대부분의 지역은 도로 사정이 열악하다. 

 

마을에서 포내어촌체험장쪽으로 구불구불한 도로를 한참 가다 보면 시간이 멈춘 듯 곧 쓰러질 것 같은 허름한 가옥이 나온다. 무의도가 고향이라는 이국분 할머니가 혼자 사시는 집이다. 올해로 91세인 할머니는 55년 가까운 세월을 혼자 사신다고 한다. 결혼해서 2남 1녀의 자녀를 두었지만 새 부인을 얻은 남편과 이별하고 줄 곳 혼자 살아오셨다는 것이다. 

몸이 성했을 때는 갯벌이고 밭이고 궂은일 가릴 것 없이 일을 하면서 살아오셨다고 한다. 젊은 시절 힘겨운 노동은 지금 관절과 어께, 허리 등 온몸에 상처만 남겨놓았고, 그나마 나라에서 주는 노령연금에 의지해 하루하루를 지내고 계신다. 청력도 좋지 않아 대화가 쉽지 않지만 보청기를 살 엄두도 못내고 있는 형편이다.

 

일요일에 무의소망교회에 나가 예배를 보는 것 빼고는 중구에서 연결해 준 생활지원사가 일주일에 한 번 찾아오고 몇 차례 안부 전화를 받는 것이 할머니가 세상과 소통하는 대부분이다. 

할머니가 살고 계시는 집은 40~50년 전에 시간을 멈춘 듯 폐가나 다름없었다. 땅주인은 따로 있고 언제 지어졌는지 모르는 무허가 건물에 수십 년째 살고 계신다는데, 부엌에는 나무를 때는 아궁이가 있고 그을음으로 검은 먼지가 벽과 천정에 켜켜이 쌓여 있었다. 

 

몇 년 전에 돈을 들여 비새는 지붕을 고치고 보일러도 놓았지만 기름 값을 아낀다고 애지간해서는 보일러도 틀지 않고 사신다고 한다. 그때 집 고친 비용을 아직도 조금씩 갚고 있다는데 수리한 집이라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열악하다. 마루는 한쪽이 썩어서 금방이라도 푹 꺼질 듯 아슬아슬 했다. 도로가 개통하면서 상수도가 들어왔지만 무허가인 할머니 집은 예외다. 마을 물탱크에서 연결되었던 수도는 조금 있으면 끊기고 당장 물이 걱정이다. 

 

 

이웃사랑 실천하는 목사님들


영종용유기독교연합회 목사님들이 이국분 할머님 댁을 찾은 것은 지난 28일. 무의소망교회 목사님으로부터 할머니 혼자서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을 고쳐드리기 위해 미리 준비를 한 것이다.

이날 봉사에는 영종용유기독교연합회 회장인 영종교회 안삼영 목사님, 천성교회 박문천 목사님, 운중로교회 강민석 목사님, 늘푸른교회 신정섭 목사님, 비전순복음교회 강창국 목사님, 다모아교회 이동예 목사님, 무의소망교회 신동길 목사님이 함께 했다.  

여러 가지 공구를 가져왔지만 집 상태가 너무 열악해 손을 댈 수 없는 형편이었다. 목사님들은 일단 집안 전체의 도배와 마룻바닥을 보강하기로 결정했다. 오랫동안 아궁이 연기에 절어 있던 벽과 천정이 깨끗한 도배지로 환해지자 주름 깊은 할머니의 얼굴은 어느새 미소가 봄꽃처럼 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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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용유기독교연합회 목사님들이 집수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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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그을음이 켜켜이 쌓여있던 천정과 벽이 환한 도배지로 덮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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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용유기독교연합회 목사님들의 집고치기 봉사로 집이 환해졌다. 이국분 할머니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봄꽃같이 피었다.무의도가 고향인 이국분 할머니. 올해 91세이신 할머니는 55년째 혼자 살고 계신다.

 

 

 

좁은 집에 쌓인 세간살이 옮겨가며 도배를 끝내고 꺼진 마룻바닥을 보강하니 목사님들의 얼굴에는 구슬땀이 흐르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한 집고치기는 오후 5시가 돼서야 끝낼 수 있었다. 

할머니는 “이렇게 목사님들이 오셔서 새집으로 고쳐 주시니 너무 감사하다”며 “이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 큰 선물을 받았다”며 일일이 손을 잡았다.  

영종용유기독교연합회는 정기적으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집을 고쳐주는 봉사를 해 오고 있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봉사를 못하고 있었지만 사회적거리 두기도 풀리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영종교회 안삼영 목사님은 “지역사회와 주민들에 봉사가 영종용유기독교 연합회의 설립 목적”이라며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복지 사각지역에 있는 이웃들이 조금이나마 좋은 환경에서 사실 수 있도록 어려운 이웃을 찾아 활발하게 봉사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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