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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4.13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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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영종도 백운산에는 진달래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진달래 개나리 등 봄꽃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어떻게 봄꽃들은 신기하게도 봄이 오는 것을 알고 꽃을 피울까? 우리네 인간은 달력을 만들고 시계도 만들어 명절이나 나이를 기억하지만 식물들은 달력이 없어도 계절에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허리가 아프면서 자주 들었던 말이 ‘가능하면 수술하지 말고, 정 버틸 수 없을 때 수술해라’라는 말이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으라는 말인데, 정 버틸 수 없을 때라는 시점이 참 모호하다. 우리는 지금보다 좋은 내일을 기대하며 산다. 크고 작음을 떠나 수술을 한다는 것은 현재 상태보다 좋아지기 위함인데, 혹시나 더 나빠질까 봐 망설이게 된다. 좋아질 확률이 100%가 아니기에 또한 일단 수술을 하면 수술 전으로 되돌리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요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공직자 후보 물망에 많은 인사들이 오르내린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앞두고 공천 대상자들의 개인 홍보물이 건물에 붙어 있다. 가끔 몇십 년 같은 이름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과연 언제쯤이 은퇴에 적절한 나이일까 생각해본다. 특히 권력과 명예가 있는 자리를 양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가 보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1926년 4월 생으로 1952년 즉위해 만95세로 70년간 왕위를 지키고 있다. 그녀의 아들 찰스 왕세자는 1948년에 태어나 현재 73세이지만 아직 왕세자다.

요즈음은 70세 이후에도 일하는 분들이 많다. 회사를 경영하는 선배 한 분이 친구들로부터 ‘언제까지 일할 생각이냐?’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다. 나는 이렇게 얘기해 줬다. 그들은 선배님을 부러워서 하는 말이라고. 건강이 허락하고 또한 특별히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면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큰 복이라고. 돈도 벌고 할 일도 있으니 참 좋겠다고. 아들이 미덥지 않아 사업을 물려줄 수 없다는 선배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말이 그것밖에 없었다. 이제는 힘들다고 하면서도 ‘못 물려주는 것일까? 안 물려주는 것일까?’ 힘들면 물려주면 될 것을.

 

행복은 집착에서 벗어날 때 온다고 한다. 나이를 먹다 보니 모든 기능이 떨어진다. 현업을 내려놓을 때 미래에 대해 불안이 있었지만 자유로움이 주는 행복도 무척 크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둑에서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는데, 적당한 때에 내려놓을 것을 내려놓는 자가 삶의 고수가 아닐까?


(사) 한국크루즈연구원 이사장 박승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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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를 아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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