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을 뻔한 CC-TV
- 지주대 지지하는 콘크리트 구조물 부실해
운서동에 설치된 CC-TV가 불안하다. 지난 9일 운서동 우체국 맞은편의 CC-TV 지주대가 넘어졌다. 이날 사고는 KT 작업차량이 이동 중 CC-TV 케이블을 건드리면서 지주대가 넘어지게 되었는데 마침 지나가던 행인이 없어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주차되어 있던 차량은 크게 파손되었다.
문제는 CC-TV의 기초. 앙카가 깊게 박혀 있어야 할 지주대 기초는 30cm남짓 깊이의 콘크리트덩어리로 손가락 굵기의 철근 4가닥이 나와 있었다. 6m높이의 CC-TV 지주대를 지지하기에는 부실해 보였다. 중구청은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영종국제도시에 140여대의 다목적 CC-TV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다목적 CC-TV는 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비상벨이 설치되어 있어 위급상황시 통합관제센터로 바로 연결되어 통화하거나 신고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중구청 통신팀 관계자에 따르면 ‘운서동에 설치된 CC-TV는 2009년에 설치된 것으로 지하에 가스와 통신선로 등 지장물이 많아 구조물을 깊게 매립할 수 없어 철근으로 지지력을 보강해 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 앙카 구조물을 60cm규격으로 제작해 매립하는데 쓰러진 구조물은 30cm도 채 되지 않았던 것이다.
다른 지방자치 단체의 다목적CC-TV 설치기준을 비교해도 인천 중구의 기준은 턱없이 낮아 보인다. 대구 달서구청이 지난 3월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발주한 다목적CC-TV 설치공사 내역서를 보면 앙카 기초는 가로 세로 1m에 깊이는 1.5m로 표기되어 있다. 지주대의 길이는 6m로 쓰러진 지주대의 길이와 같다. 지난해 태풍 링링이 영종국제도시에 상륙해 나무가 뽑히고 간판과 가로등이 쓰러지는 등 강풍 피해가 컸다. 영종국제도시가 강풍이 피해가 잦은 것을 감안하면 시설물은 더 안전하게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 주민들의 의견이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는 한 주민은 ‘이렇게 부실한 기초를 보면 주민을 지켜야 할 CC-TV가 주민을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주민의 안전을 위해 우리 지역의 설치되는 시설물은 안전하게 설계되고 또 그대로 시공되는지 관계자들의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구청 통신팀 담당자는 ‘최근 설치된 지역은 시방에 따라 설치되어 있으나 2009년 운서동에 설치한 곳 중에는 지장물로 인해 기초를 깊게 하지 않은 CC-TV에 대해 점검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는 어린이 통학길 안전을 위해 공항초등학교와 운서초등학교 통학로 두곳에 CC-TV를 설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