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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기생충'

한국영화 글로벌 전략의 편견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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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2.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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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포스터.jpg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2019) 영화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하면서 한국영화사와 세계영화사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 시점에서 한국영화의 글로벌 전략에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기생충>은 세계 공통의 문제인 빈부격차를 한국인 관점에서 한국적인 소재를 이용해 이야기 했음에도 한국과 미국을 넘어 많은 나라에서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배우도 없었고, 대사는 당연히 한국어였으며, 촬영 및 제작도 모두 한국에서 진행되었다. 하지만, <기생충>의 북미지역 수익은 2월 12일 기준 약 432억 7500만원이다. 비영어권 영화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와호장룡>(2000)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크다고 한다( 중앙일보, 유성운 기자, 2020, 2, 13).

 2000년 이래로 한국 상업영화의 북미 중심의 글로벌 전략은 보편적 주제나 양국이 관련된 소재에 중심을 두면서, 할리우드의 스타일을 따르려고 했다. 필자는 봉준호 감독도 <설국열차>(2013)와 <옥자>(2017)를 연출하면서 이러한 전략을 따랐다고 생각한다. <설국열차> 이전의 작품들은 (플란다스의 개<2000>,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한국 사회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국의 특수성을 강조한 한국 관객을 위한 영화였다. 하지만, <설국열차>는 기후변화가 야기한 세상에서의 계급간의 문제를 다루었고, <옥자>는 유전자 조작을 통한 다국적 기업의 위선과 탐욕을 고발했다. 두 작품 모두 소수의 한국 배우와 함께, 할리우드 유명배우를 포함한 다양한 국적의 배우를 캐스팅 하였고, 따라서 영어가 대사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즉,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를 포함하고, 주요 언어는 영어로 하면서, 해외에서 외국인 스텝과 함께 작업을 해서 북미 관객을 포함한 글로벌 관객에게 호소하려고 했다.
 
기생충2.jpg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영화 <기생충>에 의해 빛을 잃었다. 봉준호 감독이 글로벌 관객을 목표로 만든 이 두 편의 영화보다, 한국 관객을 대상으로 한 영화가 세계적으로 통했기 때문이다. 화면에 친숙한 배우도 없고, 자막도 읽어야 하고, 장소도 낯선 한국이지만 다양한 나라의 관객이 이 영화에 공감했다. 반지하와 대 저택에서의 생활을 대조함으로써 빈부간의 격차라는 무거운 주제를 너무 어둡지 않고,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다루었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영화적 상상이라 가능하긴 하지만, 기택(송강호)의 전 가족이 박사장(이선균) 집에 취업 되는 과정이 너무 쉽고 빠르다는 점이다. 아울러 기택이 살인하는 장면도 이해는 되지만,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의 결말 부분도 관객의 상상에 맡겼으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기생충> 영화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갖춘 한국 영화는 그 자체로 해외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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