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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사냥의 시간'
- 코로나 19에 쫓긴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에 의해 구원되다? <사냥의 시간>(2020)은 2월 26일에 극장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해 극장 상영이 전면 취소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4월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기까지의 과정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받은 한국영화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한국영화산업에서의 넷플릭스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사건이다. 이 영화는 <파수꾼>(2011)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윤성현 감독은 독립영화인 <파수꾼>으로 2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파수꾼>으로 윤 감독은 청룡영화상에서 신인 감독상을, 이제훈은 신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사냥의 시간>은 이 둘이 다시 만나면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필자에게 이 영화는 다른 방식으로 시선을 끌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 개봉이 취소되자,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리틀빅픽쳐스가 모든 판권을 넷플릭스에 팔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개봉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영화도 개봉하고, 영화 제작비라도 회수 할 방법을 찾았던 것이다.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로부터 투자받지 않은 한국영화가 극장 개봉 없이 바로 넷플릭스로 간 첫 사례이다 (연합뉴스, 조재영, 2020. 3. 23). 이로써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 이후로 다시 한 번 한국영화산업에 개입했다. 당시에는 5천만불의 제작비를 제공하면서도 봉준호 감독의 창의성을 보장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한국 주요 영화관들의 <옥자> 상영 거부는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반면, 이번에는 넷플릭스가 투자배급사에게는 구원 투수와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사냥의 시간>은 IMF 시대에 출구가 없는 젊은이 4명의 이야기이다. 불법 도박장을 털어 해외에서의 새 삶을 꿈꾸지만, 추격자에게 쫓기는 줄거리다. 예고편을 본 후에는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았다. 단지 또 하나의 잔인한 폭력물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시각적인 잔인성보다는 숨을 조여오는 듯한 긴박감에 무게를 두면서 기존의 유사한 영화와 차별된다. 새로운 시도로 보여진다. 그러나, 영화에 잔인한 장면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안심도 되면서 긴박감도 떨어졌다. 뿐만아니라 이야기의 논리 전개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에 판매된 후 리틀빅픽쳐스와 이 영화의 해외 판매를 맡고 있던 콘텐츠판다간의 소송사건은 또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콘텐츠판다는 약 30여 국가에 <사냥의 시간>을 판매했지만 리틀빅픽쳐스가 계약해지를 통보하자 소송을 냈다. 비록 양사의 합의로 잘 해결되어 넷플릭스에서 <사냥의 시간>을 볼 수 있지만, 이 사건은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제작비 회수를 위한 급한 마음은 잘 알겠지만, 상생의 정신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극장은 여전히 영화 개봉의 중요한 창구이며, 해외 협력사와 협력도 중요하다. <사냥의 시간>의 개봉과정은 코로나19 라는 생각지 못했던 재난 앞에 영화계가 무방비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울러 영화관에 가기 쉽지 않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현실에서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영화 개봉의 또 하나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영화는 반드시 영화관에서만 상영 또는 관람해야 한다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와 같이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장려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코로나 19사태가 빨리 진정되지 않는 한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영화가 많아질 수 있다.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는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상생의 길을 모색할 때이다. <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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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사냥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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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컨테이전'
- 코로나19와 ‘컨테이젼’ 2주 전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발생이후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영화 <감기>(2013)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번에는 <컨테이젼>(2011) 영화가 개봉 당시에는 흥행에 실패한 반면, 안방극장에서는 관객의 선택을 받은 이유를 살펴보겠다. 이 영화의 흥행 비결은, <감기>와 달리 영화지만 내용이 상당히 현실적이면서도 보편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대면 접촉과 손을 통해 감염된다는 점에서 현재의 COVID-19 상황과 유사한 점이 많다. 더 나아가 영화를 보면서 관객이 현재 처한 상황과 공감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작가인 스콧 번스는 WHO를 비롯한 바이러스 전문가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BBC News, 코리아, 2020, 3. 24). <컨테이젼>은 크게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국 관객이 이러한 주요 부분에 쉽게 공감하고 이해하는 것 같다. 첫째는 베스(귀네스 펠트로)가 홍콩 출장 후 미국으로 돌아와서 갑자기 사망한 후, 변화된 그녀 가족의 상황과 일상이다(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소독하기 등). 둘째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대처이다. COVID-19로 인해 우리는 질병통제센터가 무슨일을 하는 곳인지 알고 있다. 베스 죽음의 원인과 그녀와의 접촉자를 조사하기 위해 미어스 박사(케이트 윈슬럿)를 미네소타로 파견한다. 그리고 백신 개발을 위해 노력한다. 셋째는 WHO의 최초 원인 규명 노력이다. WHO는 최초 감염원 및 감염자를 찾기 위해 박사를 홍콩으로 급파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와 협력한다. 현재의 WHO가 하는 일과 겹쳐진다. 넷째는 이러한 혼란을 틈타 가짜 뉴스 제공을 통해 개인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블로거와 이러한 거짓 정보의 위험성이다. 앨런 크림워드(주드 로)는 개나리가 바이러스 치료에 약효가 있다는 거짓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폭동을 일으킨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의 엄청난 위험성과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즉, 인포데믹 (infodemic)의 현상을 미리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DAY 2라는 글자와 함께 미국, 홍콩, 런던에서의 동시 다발적인 급작스런 죽음들과 함께 시작되며, DAY 1이라는 글자와 함께 끝난다. 특히, 영화 마지막 무렵에 보여주는 바이러스 발생 경로는 우리에게 대기업에 의한 자연훼손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아쉬운 점은 영화적 상상이긴 하지만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 (박쥐+돼지)을 7일 만에 발견하고, 12일 만에 배양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 영화가 현실적인 면을 부각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이점은 아쉽다. 더군다나 바이러스 발생 29일째 백신을 찾아내고 약 4개월 만에 일반인에게 추첨을 해 공급하는데 이점도 매우 비현실적이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한지 3개월이 지나도록 바이러스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따라서 현재는 어떤 백신도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백신 발견 및 생산과정의 어려움 그리고 생산된 백신의 배분 문제도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 주었다. 이 영화는 대면 접촉과 손을 통한 감염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 씻기 등을 강조한다. 바로 이러한 내용과 앞에서 언급한 줄거리 구성이 현재의 상황과 공감대를 이루면서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다고 판단된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며, 그들만의 문제도 아니고, 전 인류 공동의 문제라는 인식이 이번에 생겼으리라 기대한다. <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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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컨테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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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감기'
-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9(COVID-19) 환자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이후로 영화 <감기>(2013)와 <컨테이젼>(2011)이 안방극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두 영화 모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가져온 재난적인 상황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두 영화의 이야기 전개 구조는 사뭇 다르다. 또한 극장에서 두 영화에 대한 한국 관객의 반응도 매우 달랐다. <감기>가 약 312만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 모은 반면, <컨테이젼>은 22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하지만, 뉴스엔 기사에 따르면 <컨테이젼>은 IPTV를 기준으로 3월 15일 유료시청객이 극장 관객 22만명을 넘어섰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을까? 이번에는 먼저 <감기>를 논의하고 다음에는 <컨테이젼>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감기>는 <컨테이젼>보다 영화적인 요소에 충실하고 한국인에게 호소력을 가진 영화다. <감기>는 김성수 감독의 작품으로 치사율 100%의 치명적인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우리나라 경기도 분당에만 퍼진 이야기이다. <감기>는 영화 초반부터 이 바이러스에 대한 해결책을 암시해 주고 시작한다. 이 영화는 두 명의 주인공, 소방대원 강지구(장혁)와 감염내과 전문의 김인혜(수지), 그리고 이 둘을 이어주는 김인혜 딸(박민하)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감기>는 재앙수준의 재난 발생 상황에서 구조대원의 의무를 다하려는 남자 주인공과 딸에 대한 미안함과 애정으로 감염된 딸을 살리려는 엄마이자 여의사의 의지를 보여준다. 반면에, 미숙하면서도 무력에 기초한 정부의 대응, 정치인의 무지와 오만, 초기에 미국에 대한 굴종적 태도를 묘사하면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낸다. 아울러 분당 폐쇄조치 후의 시민의 공포와 혼란을 보여준다. 현재의 상황과는 사뭇 다르다. 하지만, 강지구가 특별한 보호장구 없이 이야기 끝까지 병에 감염되지 않는다는 점과 수많은 시체가 불타고 있는 속에서 미르를 찾아내는 과정은 영화적 상상이라도 해도 좀 지나치다. 더군다나 감염된 사망자 속에서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있었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점은 더욱 놀랍다. 한편, 영화 절정의 장면에서 김인혜의 딸 미르가 엄마를 보호하는 장면은 가슴이 뭉클하다. 한국 특유의 가족애를 강조한 모녀간의 사랑을 보여준다. 그러나 왠지 이 장면은 <부산행>(2016)의 마지막 장면과 많은 부분에서 겹쳐진다. 아버지와 딸, 임산부가 중심이 된 <부산행>과 같이 가족애를 강조하면서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염병이라는 새로운 재난영화이자, 모녀의 끈끈한 정에 대한 호소, 강지구라는 소방대원의 헌신, 한국적 특수상황, 그리고 분당 폐쇄라는 극단적인 조치, 그 속에서의 비감염자와 감염자에 대한 인권 유린 등의 요소가 흥행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영화 <컨테이젼>은 보다 현실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감기>보다 2년 앞선 2011년에 스티븐 소더버그가 감독한 작품이다. 해외에서 입국한 환자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사망하고, 이와 유사한 상황이 전 세계에서 발생한다. 이 영화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세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글로벌 사회에 살고 있음을 절실히 깨닫게 한다. 한 나라의 바이러스 감염이 단지 그 나라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영화 속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고 예방을 위해선 손씻기가 중요하다는 점 등 많은 면에서 현재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연상시킨다. 한국에서 <감기>가 성공한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양해 보인다. <컨테이젼>이 다시 관객의 선택을 받은 이유는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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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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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신문기자'
-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이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4관왕을 받으면서 국내외적으로 시선을 끌었다. 반면에 한국 영화배우 심은경이 올해 일본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일본영화 <신문기자>(2019)는 국내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이 영화는 영화제목을 들었을 때 여러분이 상상하는 영화 이상의 영화다. 필자도 처음에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고발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상을 담고 있다. <신문기자>는 도쿄 신문 사회부 기자 모치즈키 이소코가 쓴 동명 저서(논픽션)을 영화화했다. 그녀는 사학 스캔들 등 아베정권의 다양한 의혹을 조사한 기자다. 심은경은 영화속에서 토우토 신문의 사회부 기자인 요시오카 에리카 역을 맡았다. <신문기자>는 현재의 아베 정권에 대한 비판을 보여주며, 작금의 언론 또는 기자의 역할에 대한 강한 의문을 던진다. 일본의 언론 현실과 한국 언론 상황의 유사성을 발견하면서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또한 정권유지를 위해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정권의 불법 활동(민간인 사찰, 댓글 공작, 가짜 뉴스 살포)은 국가별로 차이가 없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화 속의 에리카는 신문사에 익명으로 제보된 내각부가 인가한 신설 대학 건을 조사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이 지면 신문을 읽지 않은 젊은 세대이자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중앙일보, 나원정 기자, 2019. 10. 15) 그는 어떻게 하면 자신과 같은 젊은이들이 이 영화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씨네플레이, 성찬일 기자, 2019. 10. 16). 그 결과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내각정보조사실에 근무하는 스기하라 타쿠미 (마츠자카 토리)를 영화 속에 작위적으로 탄생시켰다. 그의 삶과 그의 주변 인물과의 관계 (가족, 전/현직 직장 상사, 에리카)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신의 신념 또는 윤리와 조직에 대한 충성(조직의 압력)과의 사이에서 고민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갓 태어난 딸을 볼모로 한 상사의 협박 속에서 내가 스기하라와 같은 처지에 처해진다면 어떤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그의 고민이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진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비난하기 어렵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의 전략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영화 속에서의 심은경은 잘 녹아들어 있었다. 아마 심은경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면 어쩌면 그가 한국배우라는 사실을 몰랐을 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래서 일본 아카데미에서도 심은경에게 여우주연상을 주었을 것이다. 한국영화와 달리 기승전결이 그리 뚜렷하지 않고, 감정 표현이 절제된 일본영화에서 심은경의 연기는 훌륭했다. 아마 한국 관객의 입장에서는 클라이맥스가 없는 밋밋한 영화라고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주인공의 연기 속에서 그들의 고뇌를 역력히 읽을 수 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심은경 배우에게 찬사를 보낸다. 심은경 배우의 일본 아카데미에서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경색된 한일 관계 속에서도 문화의 힘은 살아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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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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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82년생 김지영'
-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영화 <82년생 김지영>(2019)은 조남주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이 책은 2017년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으며 그 해 젠더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하지만 필자는 이 책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 <82년생 김지영>를 보고는 책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먼저, 이 글의 목적은 현 우리사회에 존재하는 남녀 간의 혐오를 부추기기 위해 쓰는 글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힌다. 오히려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된, 같은 여자로서 내가 몰랐던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3살 먹은 딸을 기르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30대 전업주부를 통해 한국에서의 여성의 삶을 그린 영화다. 외부에서 볼 때 아무문제가 없어 보이는 화목한 가정의 주인공 김지영(정유미 분)은 마음의 병을 갖고 있다. 그녀가 가진 마음의 병은 어쩌면 오래전부터 꾹꾹 눌러오고 참아왔던, 그 누구에게도 풀 수 없던 무언가가(응어리가) 폭발하면서 생긴 병일지도 모른다. 딸을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육아를 하면서 겪는 육체적, 심리적 고통에, 전업주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더해지면서 그녀의 일상이 무너지고 있었다. 나보다 한참어린 영화 속 주인공 김지영의 아픔, 불안, 고민, 좌절 등이 가슴에 와 닿았다. 자신의 꿈을 포기한 후에 그녀가 느끼는 심리적 좌절, 사회와의 단절감, 외로움 등이 뼈 속까지 느껴졌다. 더군다나 전업주부에 대한 부당한 편견과 가족을 위한 그녀의 희생과 노력이 당연시 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녀가 느꼈을 억울함, 배신감 및 소외감 등이 고스란히 나에게 전달되었다. 그에 더해서 친가와 시가 및 직장 내에서의 남녀차별까지, 한국에서 여성으로서의 삶이 어떤지에 대한 깨달음을 주었다. 비록 이러한 상황이 모든 여성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마음의 병을 통해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깨달았다. 역시 영화라는 매체의 힘은 대단하다고 여겨진다. 이 영화는 자녀도 없고, 따라서 육아를 해 본적도, 시댁도 경험해 보지 않았던 필자에게도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친구의 딸이 산후우울증이 심하다고 했을 때도 산후우울증이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공감하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초점을 단순히 주인공 김지영이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몰고 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그녀가 느끼는 무력감, 자신감과 자존감의 하락이 경력 단절 여성으로 50대에 직장을 찾고 있던 필자가 느끼는 감정과 너무나도 닮아 있음에 놀랐다. 솔직히 영화 속 김지영도 필자 나이에 이르러 느낄 유사한 감정에 대해선 아직 모르고 있을 것이다. <82년생 김지영>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들-낮은 출산율 (2019년 상반기 기준-0.98명), 아빠 육아 휴직의 어려움, 남녀 간 임금 격차, 두꺼운 유리 천장-에 대한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BBC 뉴스 (2019, 2, 23)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2018년 OECD 국가 중에서 남녀 간 임금격차가 가장 크다고 한다. 과거에 비해 양성평등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정 및 직장(조직) 내에서의 젠더에 의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따라서 그러한 문화를 당연시 여기는 사회적 문화와 분위기 등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해야 할 대목이다. 이 글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여성들이 여성이 마주한 현실과 상황에 대한 인식이 나처럼 부족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이 처해진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이 부분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사진 - (주)봄바람영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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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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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당갈'
- 영화 <당갈>(2016)은 인도에서 여성이 차별받고 억압받는 상황 속에서도 아버지의 집념과 딸에 대한 사랑으로 국가 대표 여성 레슬러를 탄생시킨 이야기이다. 당갈은 레슬링 경기(시합)을 뜻한다고 한다. 실화에 기초한 재미있고 감동적이면서도, 여러 가지 울림을 주는 영화다. 필자는 <당갈>을 영화진흥위원회의 뉴스레터를 통해서 알게 되었지만, 어느 날 우연히 EBS에서 보게 되었다. 영화감독은 니테시 티와리이고, 주인공은 아미르 칸, 파티마 사나 셰이크와 산야 말호트라이다. 아버지 역을 맡은 아미르 칸은 영화 <세 얼간이>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한 인도 배우이자, 감독이고 제작자이다. <당갈>의 영화제작자이기도 하다. 마하비르 싱 포갓(아미르 칸)은 전국 레슬링 대회 우승자이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레슬링을 포기한다. 아들을 낳아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고 하지만, 딸만 넷을 낳자 자신의 꿈을 접는다. 그러나 그는 두 딸이 레슬링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레슬러로 키우기 위해 딸들을 엄격하게 훈련시킨다. 여자는 15살이면 시집가서 애를 낳고 살림하는 것이 관행인 인도에서 그의 노력은 온갖 비방과 조롱에 시달린다. 그럼에도, 그는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비난과 편견에 굴하지 않고, 두 딸 모두를 전국대회에서 1등으로 키운다. 하지만, 국가대표가 된 큰 딸은 자유로운 생활에 눈뜨고, 성장하면서 아버지와의 갈등이 생긴다. 그 후 계속 경기에 패하면서 결국은 다시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하고, 영연방 대회에서 마침내 인도 처음으로 여자 레슬링 부분에 금메달을 안긴다. 우리와 아주 다르다고 생각했던 인도에서 만든 영화에 필자가 이렇게 공감할 줄 몰랐다. 비록 자신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서였기도 하지만,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과 헌신, 그 과정에서 갈등, 아버지의 뜻을 믿고 따라준 딸들의 보편적 이야기에 공감이 컸던 것 같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에 상영해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중국에서는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또한 영화 속의 엄격한 아버지와 여성이 레슬링을 한다는 것에 대한 주변의 편견과 비웃음은 과거 한국의 가부장 제도를 연상시키면서 쉽게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되었다. 특히 잔인한 성폭행이 빈번하게 발생할 정도로 여성의 인권이 무시되는 인도에서 이런 영화를 만들어 여성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아주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 필자가 좋았던 부분은 어린 두 딸이 힘든 훈련을 하는 장면에서 노래로 그들의 속마음을 표현한 부분이었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장면에 인도 영화의 특징 중의 하나인 노래를 이용해 차마 아버지 앞에선 하지 못하는 딸들의 불만을 표현한 것이 재미있었다. 흥미로 왔던 장면은 마하비르 싱 포 갓이 큰 딸에게 처음으로 남자와 레슬링 시합을 주선하려다 퇴자 맞고 가는 중에, 이 상황을 돈벌이로 활용한 주최 측 덕분에 시합이 성사되는 장면이었다. 여자는 절대 레슬링을 할 수 없다고 하더니 갑자기 돈벌이 기회가 되자 주최자의 마음이 변하는 장면인데, 누구든지 불가능한 상황에 부딪쳐 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상황이었다.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도 부딪쳐 보자는 것이 아닐까?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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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당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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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의 영화이야기
- 이번 호부터 격주로 ‘김주희의 영화이야기’코너를 마련했습니다. 김주희님은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학사와 경영대학원 마케팅 석사를 마치고 (주)이비즈월드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건국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했고, 2017년 뉴질랜드 Waikato 대학에서 영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18년 인천문화재단이 주최한 문화정책 논문공모에서 수상했고, 올해 영국에서 개최된 ‘2019 Korean Screen Culture Conference’에서 발표하는 등 영화와 영화산업에 대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필자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석해 주는 영화이야기로 독자여러분은 영화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귀한 글을 써 주시기로 한 김주희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편집자 주) 한국영화 100년. 지난달 21일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배우 이병헌은 한국영화 100년을 이야기하면서 ‘의리적 구토’를 한국영화의 시작으로 이야기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경성전시의 경’을 최초의 한국영화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가 왜 한국영화 100주년인가? 올해가 한국영화 100년이 되는 이유는 1919년 10월 27일에 단성사에서 상연된 <의리적 구토>를 기준 점으로 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리적 구토>(義理的仇討)는 지금과 같은 형태의 영화는 아니었고, 연극과 영상이 결합된 연쇄극이었다. 연쇄극이란 연극 공연 중에 필요한 장면(배경)이나, 연극으로 표현 될 수 없는 부분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렇다면 <의리적 구토>가 최초의 한국영화로 선정된 이유는 영화의 형식적인 면 외에 이 영화가 가진 다른 측면도 중요하게 평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시기는 일제강점 치하였고, 한국영화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시기였다. 하지만, <의리적 구토>는 한국인이 투자하고, 한국인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하고, 주연까지 맡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당시 단성사 대표였던 박승필이 오천원을 투자했고, 김도산이 각본, 연출 및 주연을 맡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계모 밑에서 갖은 고생을 하던 청년(송산)이, 계모가 모의를 하여 아버지 재산을 가로채려고 하자, 친구들과 함께 이를 막고 계모를 벌하는 권선징악 이야기다. 당시 연극 관람료 보다 비쌌지만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영화 자료는 남아 있지 않고, 이 영화를 본 사람도 생존해 있지 않다고 한다 (뉴시스, 남정현 기자, 2019년 10월 25일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이 영화에서 두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우선, 계모 역할을 여자가 하지 않고 여장을 한 남자가 했다는 점이다. 다른 역할들은 여자 배우들이 했는데 왜 계모만 남자 배우가 했는지 궁금하지만 답은 알 길이 없다. 두 번째는 변사가 있었다는 점이다. 변사는 <의리적 구토> 영상 자료를 찾다가, 유튜브에서 이 영화를 리메이크하여 공연한 내용을 촬영해서 올려놓은 영상에서(QR코드 참조) 발견했다. 그 당시 연극에는 변사가 필요했던 것 같다. 한국 최초의 영화는 참으로 다양한 형태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한편, 모두가 <의리적 구토>를 한국 최초의 영화로 인정하는데 동의하는 것 은 아니다. 일부 학자들은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는 <의리적 구토>가 아니고 <경성전시의 경>(京城全市─景)(1919)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19 한국영화 100년 기념 국제 학술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우리나라 영화사연구자 원로이신 김종원 선생님께서 같은 주장을 하셨다. 주장의 근거는 <의리적 구토>는 연극이라는 형식에 12분여 정도의 영상이 부분 부분 삽입 되었지만, <경성전시의 경>은 영화의 한 형태인 한국 최초의 다큐멘터리라는 점이었다. 또한 <의리적 구토> 상영 전에 먼저 단성사에서 개봉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경성전시의 경>은 <의리적 구토>에 사용될 영상을 위해 당대 경성의 중심지 모습을 촬영 한 것이었다. 영화를 연구하는 학자들 간에는 최초의 한국영화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점이다. 한국인으로서 뿌듯함을 느끼면서 오늘 한 편의 한국영화를 보는 것은 어떨까? 김주희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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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NEWS-공항신도시 망치는 인천도시개발공사
- 지난 6월 13일 영종 공항신도시에서 전소로 가는 운서2교가 침수되면서 이곳을 지나던 차량 4대가 물에 침수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인천도시개발공사 관할 구간이다. 하루 반나절 내리는 비에 침수가 될 정도니 앞으로 다가올 장마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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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내리막길 달리던 승용차 방파제로 돌진
- 지난주 초 을왕리해수욕장에 있는 낙조 레스토랑 쪽에서 내리막길을 달려오던 승용차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방파제 위에 걸치는 아찔한 사고가 났다. 하마터면 방파제를 넘어 추락하는 큰 사고가 날 뻔 했다. 관광지에서는 긴장이 해이해지기 쉬워 자칫 한순간의 방심이 큰 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성진 기자 iay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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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건설현장에서
- -건설현장이 많은 영종용유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덤프트럭이 밀려 길옆에 가장자리로 빠지자 포크레인 두대가 덤프트럭을 머리채 잡듯이 잡아 끌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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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
- 2월 28일 대보름달이 둥글게 뜹니다. 음력 1월 15일은 대보름, 음력 1월 14일은 작은 보름으로 불립니다. 영종용유 주민들의 마음에 대보름달이 환희 뜨기를 바랍니다. 사진 : 인천일요사진회 서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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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급작스런 눈길 교통사고
- 포토뉴스-지난 2월 11일 또 갑자기 내린 눈폭탄에 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곳곳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내고 견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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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미개발지의 가건물들
- 영종미개발지에 우후죽순으로 가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개발당국은 가건물은 보상을 못해준다고 밝혔으나 가건물에 대한 보상을 노리고 계속 들어서고 있다. 사진 박혁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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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공항신도시
- 사진-박혁준 지난 1월 20일 공항신도시, 인천공항을 비롯한 영종용유 전 지역의 시정이 거의 제로였다. 이날 인천공항은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됐으며 영종용유는 차량 이동이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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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엄동설한(嚴冬雪寒) 바다도 언다
- 영종 남측도로에서 본 일출이다. 저 멀리 인천대교 옆으로 뜨는 일출이 장관이다. 엄동설한에 배가 묶이고 바다도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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